시작은 어디었나?
약 4년 전 모 대기업 공채로 입사를 했다. 특이하게 직군을 따로 뽑지 않아서, 어떤 직무로 가게될지 연수를 받으면서 각 본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팀을 배정 받았다.
동기들에게 있어, 커리어 패스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첫 직장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첫 직무다.
이직을 할 때 영향력은 직무> 직장(산업군)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내가 하는 일이 결정하고 결정됐다.
그 때, 신입 TO 가 있는 현업부서에서 실무자들이 나와 지원자들과 상담하는 프로세스가 있었는데,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꼭 데이터분석을 하고 싶다고, 그런 업무를 하는 팀이냐고 물어봤었다.
그래서 crm, 리스크 부서를 지원하려고 했지만, 혹여나 선택되지 않아서 왼전 원치 않은 부서에 떨어질까봐 금융쪽의 부서에 지원을 했다.
재밌는데...뭘 분석해야 하지?
나는 창의적인 일을 싫어하고, 자료(수치) 에 근거하지 않은 일을 무지 싫어해서, 데이터분석업무가 굉장히 맘에 들었다. 일단 sql도 재밌고, SAS 도 재밌고, 뭔가 굉장한 일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사수를 잘 만나, 여러 예제를 코딩해보기도 했다.
그 때 dup 이 나서 실적이 말도 안되게 나온걸 결과물로 제출했을 때
숫자를 확인해야지!
라고 혼내셨던게 기억난다.
그래서
숫자확인!! 또 확인!!
을 항상 머리 속에 생각했었다.
그러면서 어떤 것에 대한 데이터의 값을 추출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꼭 하고 있어야 겠구니.
비지니스적으로 make sense 한 수치를 알아야 제대로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sas/sql언어를 하면서 (배우면서) 왜(!) 라는 질문을 수없이 하고, 이해가 안되는 function 들이나 proc 에 대해 혼자 또 하고 또 돌려보고 했었다.
그래서, 이제 뽑으라는건 뽑겠는데....뭘해야하지?라는 생각을 하기시작했다.
그리고 팀장님과의 역량 면담 때, 저런 답변을 했었다.
뭘 분석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비지니스적인 고민과 비지니스의 이해, 이슈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 분석에 있어 가장 핵심적이라는 걸 저 때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다.
하나만 알아선 안돼(오지라퍼)
좋은 분석을 하려면, 하나만 알아선 안된다. A 라는 대출 상품의 실적하락 사유를 분석한다고 하자.
실적 = 이용회원수 * 인당 취급금액
실적 = 이용가능회원수 * 이용율 * 인당 취급급액
실적을 이루는 큰 세가지 변수에 대해 비지니스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백날 데이터를 뽑는 것보다 비지니스적 히스토리를 이해하면 분석 시간은 크게 단축된다.
즉, 비지니스의 이해가 가설수립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근데, 비지니스적 사건을 알려면 중요한건 오지랖이다! !
오지랖이 싫으면 엿듣기 라도 해야한다.
아무튼 그래서 원체 나는 주변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팀 메일, 회의 다 너무 궁금하면 물어보고 그랬던 것 같다.
즉 커뮤니케이션! 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팀 내 분석파트여서 팀분들에게 여쭤보곤했지만, 현업부서가 따로 있는 경우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슈공유를 해달라고 하고 소통해야만, 현업에게 무시안당하는 (ㅠㅠ) 분석(?) 을 할 수가 있다.
나는 아직 완전한 데이터분석가도 아니고 데이터 과학자도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data driven 비지니스 애널리스트 인 듯하다.
하지만, 비지니스 애널리스트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데이터 애널리스트라는 직무를 할 때도, 분석에 대한 기초적인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오늘 4차산업혁명과 금융산업의 미래, 인재양성 컨퍼런스에서 신한은행 데이터 센터장님의 말씀도 같은 내용인 듯하다.
빅데이터관련 인력은 데이터분석능력/기획력/시스템이해가 융합되어야 합니다.
많은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면,
빅데이터 직무에 대해 아주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데 치중하거나, IT적인 요소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비지니스 이해를 통한 기획력입니다.
즉, 회사는 영리집단이므로, 데이터분석 또한 수익을 창출해야 쓸모가 있다. 기획력이란 데이터분석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상품을 기획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마케팅부서에서 semi 데이터 분석가로써 일하고 있고, 언젠가는 데이터분석만을 전담으로 하는 팀혹은 데이터사이언티트라는 이름으로 일하고 싶다.
그래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위해 열심히 오지맆 피우고,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이론에 대해 학습할 것이다.데이터 분석가라는 일은 배우는걸 좋아하는 나한테는 너무 매력적이고, 너무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