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잡캐

‘여자상사’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성향을 가진 상사와 일한적이 있다. 피하고 싶고 대화조차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그 분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그 분도 이 사회의 피해자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여자이기 때문에 당연했던 커피심부름, 경력단절에 대한 불안감, 명절마다 겪는 시댁살이’ 이런 불평등과 불합리함 아래에 평생을 지나왔기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우리에게도 ‘제일 예쁜 니가 전무님 방에 먹을 것 가져다 드려, 그래도 여자는 결혼은 해야 해, 아무리 그래도 시댁에 인사는 가야지’ 라는 너를 위한 잔소리의 형태로 자기가 강요받아온 행동양식을 똑같이 강요한다. 우리세대에도 같은 피해가 돌아가길 바라는 심보에서 비롯된 악담인지 혹은 그렇게 행동해야 순탄하기 때문에 하는 조언인지 의도를 완벽히 알 수..